한국 남자 쇼트트랙 간판 황대헌(23·강원도청)과 이준서(22·한체대)가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남자 1000m 준결승에서 석연치 않은 심판 판정으로 나란히 실격을 당했다. 한국 선수들의 실격으로 중국 선수 2명이 결승에 진출했고, 중국은 결승에서도 또다시 판정 논란 끝에 금메달과 은메달을 차지했다.
준결승 1조에서 경기한 황대헌은 초반 레이스에서 중국 선수들의 견제에 고전했다. 하지만 황대헌은 아웃코스로 추월을 시도하는 듯 중국 선수들을 속인 뒤 안쪽으로 빠르게 파고 들어 1위로 올라섰다. 황대헌은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 결승 진출을 눈앞에 뒀다.
그러나 비디오 판독 결과 황대헌이 실격됐다. 안쪽으로 파고드는 과정에서 상대 선수의 레인 변경을 방해했다는 게 이유였다. 느린 그림에는 오히려 중국 선수들이 황대헌의 몸을 접촉하는 모습이 포착됐기에 더 황당한 결과였다.
2조에서 출전한 이준서도 받아들이기 힘든 판정으로 결승 진출이 좌절됐다. 늦은 스타트를 딛고 조금씩 순위를 끌어올린 이준서는 2위로 레이스를 마쳤다. 하지만 이준서도 황대헌과 같은 이유로 실격 처리 됐다.
결국 결승에서는 중국 선수 3명과 헝가리 선수 2명이 진출했다. 헝가리의 린 샤오린이 1위로 레이스를 마쳤지만 실격처리됐고 중국의 런즈웨이가 금메달, 리원룽이 은메달을 가져갔다. 이쯤이면 '노골적인 중국 밀어주기'라는 의심을 지울 수가 없다.
앞서 열린 쇼트트랙 여자 500m에서는 최민정(성남시청)이 준준결승에서 넘어져 조기 탈락했다.
최민정은 아리아나 폰타나(이탈리아)와 선두 경쟁을 펼치며 안정적으로 경기를 풀어갔다. 하지만 마지막 바퀴 곡석에서 직선으로 넘어가는 상황에서 미끄러졌다.
결국 최민정은 5명의 선수 중 가장 늦게 결승선을 통과했다. 소피아 프로스비르노바(러시아올림픽위원회‧ROC)가 실격 처리되면서 최민정은 4위가 됐으나 탈락이라는 결과는 달라지지 않았다.
4년 전 평창 대회 때도 여자 500m 결승서 실격을 당해 메달을 놓쳤던 최민정은 또 다시 아쉬움을 남기게 됐다. 한국 쇼트트랙과 여자 500m와의 악연도 끊지 못했다. 한국은 지금껏 이 종목에서 금메달을 딴 적이 없다.
여자 500m 금메달은 이탈리아의 베테랑 폰타나에게 돌아갔다. 이번 메달은 폰타나의 올림픽 통산 10번째 메달(금2, 은3, 동5)이다. 올림픽에서 폰타나 보다 많은 메달을 딴 쇼트트랙 선수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