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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책임이 있다는 사람도 없고,
무슨 문제가 있었던 것인지 말하는 사람도 없다.

침례병원 파산에 책임지는 사람이 있기는 한가?

  • 칼럼
  • 입력 2021.11.19 23:32
  • 수정 2021.11.20 15:44

침례병원이 부산지방법원으로부터 파산선고를 받은 때가 2017년 7월 14일이니까 4년이 훌쩍 지났다. 우리의 기억 속에 점점 희미해지고 이제는 침례병원에 대해 입에 담는 사람도 몇 없는 것 같다.

2017년 5월 30일 자로 부산지방법원에 제출한 [침례병원 회생방안] 표지. 무슨 내용이 들어 있는지 다음 글에 소개할 것이다.
2017년 5월 30일 자로 부산지방법원에 제출한 [침례병원 회생방안] 표지. 무슨 내용이 들어 있는지 다음 글에 소개할 것이다.

○ 사후약방문(死後藥方文)

이제 와서 침례병원을 입에 오르내리는 것이 무슨 유익이냐고 반문하는 측도 있을 것 같다. 이미 다 끝날 일을 다시 거론하여 이러쿵 저러쿵 하는 것을 두고 흔히 사후 약방문이라 한다. 

아무리 神醫(신의)라고 알려진 '기파편작(耆婆扁鵲 - 인도와 중국의 명의ㆍ명의의 대명사)' 의 약방문이라도 사람이 죽고 난 뒤에는 휴지 조각이다. 사후약방문은 이처럼 시기를 잃어 낭패를 보는 경우에 쓰는 말이다.

비슷한 뜻을 가진 속담도 많다. '늦은 밥 먹고 罷場(파장) 간다', '단솥에 물 붓기' 등의 말은 장이 끝난 뒤에 가 보았자 소용없고, 벌겋게 달아 있는 솥에 몇 방울의 물을 떨어뜨려 보았자 솥이 식을 리 없다는 말이다.


○ 잘못을 고치는데 늦다는 법은 없다.

침례병원이 파산하여 이미 우리 눈 앞에서 사라졌고, 이제와 다시 거론하는 것이 사후약방문에 지나지 않는다 하겠지만 그러나 그렇게 되기까지를 살펴보는 과정은 필요하다.

언제든 같은 문제가 재발할 수 있는 취약한 환경을 가지고 있는 침례교단에서 이 큰 병원이 공중분해(파산) 되기까지 대다수의 사람들이 아무 것도 아는 것이 없었다고 말한다.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는지 궁금하나 물을 사람도 없다.
이제라도 이 같은 의문에 해답을 찾으려 하는 것이 전혀 의미없는 일이라 할 수 없다. 

비록 사후약방문일지라도 다른 환자(우리 자산)를 살리기(지키기) 위한 처방으로 더듬어 살펴봐야 할 일이기 때문이다. 

전국(戰國) 시대, 초(楚)나라의 [경양왕(頃襄王 : 초나라 38대 군주)] 은 귀족들을 맹신하고 간신들을 중용하고 주색에 빠져 정사를 돌보지 않음으로 나라가 쇠퇴일로에 이르렀다.

대신(大臣) 장신(莊辛)은 경양왕에게 간신들을 내치라고 간언하면서 "이 사람들만을 총애하신다면 '초(楚)나라' 의 존망은 조석에 달릴 것입니다.” 했으나 경양왕은 장신(莊辛)의 말을 듣지 않았고 오히려 화를 냈다.

이에 장신은 '초(楚)나라' 를 떠나 '조(趙)나라'로 갔다.  장신이 떠난 후 5개월이 지나 '진(秦)나라' 가 침공하므로 경양왕은 성양으로 망명을 하게 되었다.
이때서야 비로소 경양왕은 '장신' 의 말을 깨닫고 즉각 사람을 조(趙)나라에 보내어 장신을 불러오게 했다. 

장신이 대왕의 부름을 받고 초나라로 돌아오니 경양왕은 “과인이 애당초 그대의 말을 들었다면 오늘 이 지경에 이르지는 않았으련만, 지금 후회를 해도 소용이 없겠으나 그래도 이제 과인이 어찌해야 좋을지 알려 줄 수 없겠소?” 

대왕의 물음에 장신은 “신이 일찍이 이런 말을 들은 적이 있습니다. 토끼를 발견하고 머리를 돌이켜 사냥개를 시켜도 늦지 않은 것이고 양(羊)이 달아난 뒤 다시 우리를 고쳐도 늦질 않다고요. 

그리고 옛날에 탕무(湯武)는 불과 백리 땅에서 나라를 일으켰고, 걸왕(桀王)과 주왕(紂王)은 천하가 넓어도 멸망했습니다.

현재 초나라가 비록 작더라도 긴 것을 잘라 짧은 것을 기우면(切長補短 - 절장보단) 그래도 수천리는 되는지라 당연히 탕무왕의 백리에 불과한 땅과 견주면야 굉장히 많은 것이지요.” 라는 말로 재기할 수 있다는 희망을 말했다.


침례병원의 교훈을 두 번, 세 번 되새김하는 것이 설혹(設或), 그에 연루된 자들에게는 곤혹스러운 일인지 몰라도 우리 공동체가 같은 범과(犯過)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서는 유익할지언정 해가 되지 않는다.

늦어도 안 하는 것보다 낫고, 잘못을 고치는데 늦다는 법은 없다.

<다음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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