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습관이 오래되면 성품이 되고, 자기만 아는 사람은 쓸모가 없다

[투데이 칼럼] 습여성성習與性成, 자용즉소自用則小

  • 칼럼
  • 입력 2019.03.30 20:15
  • 수정 2019.04.05 23:33

 

 

‘입만 열면 거짓말이다’라는 말에 명예훼손 소송으로 응수를 한 사람이 있다고 한다. 어찌 그렇게까지 말을 했는가 싶다. 그렇지만 전(前) 법무차관의 성추행 사건, 강남의 클럽 ‘버닝썬’ 사건이 쉼 없이 뉴스에 오르며 그 사건들의 내막이 들춰지는데 그야말로 점입가경(漸入佳境)이다. 저들의 추잡함이 개인에게 그치지 않고 국가 공권력이 심장부까지 연류 되었다는 심증뿐만 아니라 공적 위상과 막중한 영향력을 미치는 사람들이 어찌 저렇게 추했는지, 정말이지 입을 열어 하는 말마다 다 거짓말이었나 하는 생각이 들기까지 한다.

그러다 습여성성(習與性成)이라는 말과 자용즉소(自用則小)라는, 서경(書經)에 있는 두 고사성어가 생각났다.

습여성성(習與性成)은, 행동이 반복되면 버릇이 되고 버릇을 오래 놔두면 타고난 성품처럼 된다는 말이다. 이 말의 출전은 서경 제5편 ‘태갑상 3’이며 신하 이윤의 말이다.
중국의 고대국가 상나라의 걸출한 군주 탕 왕(王)의 뒤를 이어 탕의 손자 ‘태갑’이 왕이 되었다. 그런데 왕이 된 태갑의 성품이 옹졸하고 충언을 귀담아듣지 않고 방탕한 기미가 있자 신하 이윤이 ‘탕’ 왕의 무덤 옆에 집을 짓고는 태갑을 그 집에 가둬버렸다.

태갑이 왕의 자리에서 쫓겨나 좁은 집에 갇히자 날마다 반성하며 살았다. 3년 뒤에 신하 이윤이 그만큼 반성하면서 살았다면 이제는 ‘좋은 성품’이 몸에 배었을 것이라는 뜻으로 ‘습여성성’을 말하면서 태갑을 다시 왕위로 복직시켜줬다.

하나라 걸왕을 무너트리고 상나라를 세운 탕왕.
식언(食言 - 나는 내가 뱉은 말을 먹지 않는다爾無不信 朕不食言)이라는
사자성어가 탕왕으로부터 비롯되었다 한다.

자용즉소(自用則小)라는 말은 서경 상서(商書) 제2편 중훼지고(仲虺之誥)에 나오는 말이다.

중국 고대국가 「하나라」의 17대 왕이자 마지막 국왕인 '걸왕'이 방탕하고 제멋대로 하여 백성이 견딜 수 없게 되자 '탕' 이 무력으로 걸왕을 내쫓자 신하가 어찌 왕을 무력으로 내모느냐고 비난하는 여론이 일었다. 이에 중훼(仲虺)라는 사람이 탕이 한 일은 천하를 위한 것이라는 취지로 탕에게 한 말이 자용즉소(自用則小)이다.


자용즉소를 거칠게 해설하자면 ‘저 혼자서 잘났다고 제멋대로 굴면 쓸모가 없어진다.’라는 뜻이다. 나아가서는 ‘쓸모없는 즉, 덕을 끼치지 못하는 사람이 공직에 앉아 제멋대로 공권력을 휘두르면 천하가 괴롭게 되고 백성이 도탄에 빠지니 못된 왕을 잘 쫓아내셨습니다.’라는 뜻에 다름 아니다.

‘습여성성(習與性成)’과 ‘자용즉소(自用則小)’라는 두 성어는 침례교 목사인 내게 각별히 다가온다. 습여성성은 목사로서 사람들 앞에 설 때, 나를 드러내기 위해, 내가 참 잘난 사람이며 하나님의 은혜를 많이 받았다고 드러내고 싶은 마음이 들 때마다, 조금이라도 과장해서 자랑하고자 하는 마음이 들 때마다 되새긴다. 작은 자랑이라도 반복하면 자랑이 습관이 되고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과장하게 되고 과장 또한 버릇이 되어, 교만해도 교만한 줄을 모르게 된다.
은혜를 받은 만큼 더욱 자신을 낮춰야 하나님의 영광을 가리지 않는데 오히려 반대로 가서, 하나님을 욕되게 하는 것도 실은 작은 과장을 반복하면서 몸에 배인 탓이라 하겠다.

이런 성향을 더욱 부추겨 ‘자용즉소’에 이르면 정말이지 교만에 이르고 교만하여 하나님을 불쾌하게 하는 지경인데도 이미 그 그릇이 작아지고 보잘 것이 되었을 테고 따라서 통찰력도 작아져서 하나님이 어찌 보시는지 알 수 없게 된다. 결국, 하나님께도 세상에도 사람들에게도 도무지 쓸모없는 인간이 되고, 버림을 받아 마땅한 퇴물이 된다. 이 또한 하나님의 섭리적 원리에 어긋난다 하겠다.

습여성성 자용즉서를 올바르게 활용하면 좋겠다. 좋은 일을 반복하고, 좋은 말을 하는 사람의 조언을 가까이 하기를 즐겨하면 좋은 습관이 생기고 좋은 성품을 갖고 태어난 사람처럼 된다는 뜻이기도 하니 말이다. 성실하고 거짓됨이 없고 진실하게 진리를 말하고 설교하고 목회하기를 틈틈이 반복하면 애초부터 은혜와 능력이 충만한 좋은 목사로 태어난 사람처럼 살아가며 목회할 수도 있다는 말이 되니 나처럼 자질이 부족한 사람에게 큰 위로가 되는 말이기도 하다. 비록 유교 경전에 나오는 말이기는 하지만 세상을 창조하시고 통치하시는 하나님의 섭리적 원리에 조금도 어긋나지 않는 깨우침이라고 생각된다.

<글 임원주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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