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제국주의를 꼬집다…일본어로 낭독한 '2·8 독립선언서'
日 제국주의를 꼬집다…일본어로 낭독한 '2·8 독립선언서'
  • baptisttoday
  • 승인 2019.03.02 0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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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설치작업 '2·8 독립선언'를 제작한 후지이 히카루.© 뉴스1


(서울=뉴스1) 여태경 기자 = "현재 일본에서 가장 차별과 억압을 받으며 불평등한 위치에서 일하고 있는 베트남 노동자들을 통해 2·8 독립선언을 재연하게 하는 것은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일본의 영상설치 작가 후지이 히카루는 3·1운동 100주년을 기념해 서울시립 남서울미술관에서 열리는 '모두를 위한 세계' 전시에 '2·8 독립선언서'라는 작품을 내놨다.

이 영상 작품은 1919년 3·1운동의 도화선이 된 2·8 독립선언을 재조명하기 위해 제작됐다. 3·1운동이 있기 20여일 전 일본에서 유학 중이던 300여명의 한국인 학생들은 도쿄 한복판에서 우리 민족의 독립 의지를 만방에 선언했다.

작가는 일본에서 힘들게 일하며 공부하고 있는 베트남인 유학생들을 섭외해 2·8 독립선언문을 일본어로 낭독하게 했다. 1년 전 서울시립미술관의 의뢰를 받은 작가는 도쿄의 2·8 독립선언 기념자료실에서 연구를 시작했다.

28일 서울시립 남서울미술관에서 만난 후지이 히카루는 "일본 제국주의적 관점이 현재 가장 극명하게 드러나는 지점을 찾았고 그 지점이 일본에 체류하고 있는 베트남 노동자들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작품 의뢰를 받았을 때 결정하는 것이 쉽지 않았고 마음이 편치 않았던 것도 사실"이라면서 "하지만 반드시 일본인 작가로서 해야만 하는 작업이라고 생각해서 참여하게 됐다"고 했다.

후지이 히카루는 그동안 일본 제국주의의 역사를 재조명하는 작업들을 주로 해온 작가다. 작년에는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일본인 연기하기'라는 작품을 선보이기도 했다.

그는 "제국주의는 여전히 일본 내에 산재돼 있고 대두되는 문제이다. 이번 작업을 통해 그 문제를 아시아 지역으로 확장해 연구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윌리엄 켄트리지 '더욱 달콤하게 춤을'© 뉴스1

 

 


서울시립 남서울미술관 '모두를 위한 세계' 전시에는 후지이 히카루 뿐만 아니라 남아프리카공화국, 대만, 베트남, 터키, 덴마크 등 다양한 국적의 작가들이 참여해 지배 이데올로기에 저항하고 전복시키는 이야기들을 작품을 통해 보여준다.

대만 작가 야오 루이중은 세계 곳곳에 우후죽순처럼 생겨난 차이나타운들을 방문해 만세를 하는 모습을 촬영한 작품 '만세', '모두를 위한 세계'를 선보인다.

남아공 출신의 윌리엄 켄트리지는 르완다 피난민, 발칸반도 탈출행렬, 2차 세계대전 무렵 인구 이동에서 영감을 받은 작품 '더욱 달콤하게 춤을'을 7채널의 영상으로 보여준다.

전시는 5월26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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